<p></p><br /><br />국도 곳곳에서 폐업한 휴게소들, 수년째, 길게는 10년 넘게 버려져 있습니다. <br> <br>변사체까지 발견되는 겁나는 장소로 전락했는데, 왜 방치돼 있는건지 현장 카메라 김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"경기도 양평에서 강원도 양양까지 이어진 44번 국도입니다. <br> <br>국도 중간에 운전자들이 쉬어갈 수 있는 휴게소가 있는데요. <br> <br>휴게소 상당수가 이렇게 폐허로 방치됐습니다. <br> <br>왜 그런지, 또 상태는 어떤지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." <br><br>11년 전 폐업한 국도변 휴게소. <br> <br>간판만 아니면 이곳이 휴게소였는지 모를 정도로 폐허가 됐습니다. <br> <br>바닥엔 깨진 유리조각들이 굴러다니고, 부서진 문 사이로 건물 내부가 훤히 보입니다. <br><br>벽에는 누군가 써놓은 시뻘건 낙서가 가득하고, 방치된 유모차엔 불에 탄 아기 인형과 가면이 놓여 있습니다. <br><br>물과 전기가 끊긴 화장실엔 쓰레기가 나뒹굴고, 죽은 곤충 사체가 한가득입니다. <br><br>인근의 또다른 휴게소. <br> <br>일부 상점을 빼고는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. <br> <br>화장실을 모두 잠가놓다 보니 휴게소에 들린 이용객들은 용변을 볼 때마다 곤욕을 치릅니다. <br> <br>[운전자] <br>"뛰어요 산속으로 뛰죠. 진짜로 그래요, 버스 옆에서 볼일 보고 급하니까요 어쩔 수 없죠." <br> <br>일부 사람들은 노상방뇨를 하기도 합니다. <br> <br>[폐휴게소 근처 상인] <br>"여기에다가 삽을 2개나 놨어요. 매일 치워서 저쪽에다 버리는 거예요 (삽까지 놨어요?) 예 (대변 치우느라?) 네." <br> <br>주민들도 폐휴게소가 골칫거립니다. <br><br>"지금은 밤 9시입니다. 카메라 조명을 끄면 아무것도 안 보일 정도로 캄캄한데요. 도로에 차도 뜸하고 사람도 없습니다" <br> <br>4년 전, 문을 닫은 휴게소에서 변사체가 발견된 이후 주민들은 근처에 가기도 겁난다고 하소연합니다. <br> <br>[마을 주민] <br>"우범지역화 될 수 있는 여건이 다분히 있죠." <br> <br>[강옥형 / 폐휴게소 근처 마을 주민] <br>"밤에는 거의 안 나가고 여자 아이 학생들 있는 사람은 부모가 가서 데리고 오고…." <br><br>취재진이 44번 국도를 따라 7km 가량 이동해 보니, 이 구간에서만 폐업한 휴게소 5곳이 나왔습니다. <br><br>과거 서울 수도권과 강원도를 잇는 주요 도로로 차량들이 붐볐지만 서울과 양양을 잇는 고속도로 개통 이후 차량 통행이 급격히 줄면서 폐업으로 내몰린 겁니다. <br> <br>재개발 되는 경우는 극히 일부분, 대부분 그대로 방치되기 일쑤입니다. <br> <br>[폐휴게소 소유주] <br>"(임대나 매매가) 빨리 안 되네요. 빨리 해결을 할게요." <br><br>더 큰 문제는 전국 국도에 휴게소가 몇 개나 있고 몇 개가 문을 닫았는지 집계조차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. <br><br>한국도로공사가 시설 규모와 판매 품목, 고객서비스까지 규제, 관리하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달리. <br><br>국도 휴게소는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돼 감독 기관도, 별도 규정도 없습니다. <br><br>지자체는 사유재산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. <br> <br>[양평군청 관계자] <br>"강제로 할 수 있는 건 없지만 건축주한테 공문을 발송해서 시설물 관리를 잘해달라고 부탁을 해야 될 부분은 있겠죠." <br> <br>국도의 흉물로 전락한 폐휴게소. <br> <br>모두가 손을 놓고 있는동안 주민도, 운전자도 불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. <br> <br>현장카메라 김태영입니다. <br> <br>live@donga.com <br>영상취재: 박영래 박재덕 <br>영상편집: 방성재
